반품 상품을 폐기할 수 없다면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반품은 더 이상 환불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2026년 7월 19일부터 EU의 대기업은 판매되지 않은 의류·패션 소품·신발을 원칙적으로 폐기할 수 없습니다. 안전 문제나 심각한 상품 훼손처럼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되며, 중견기업에는 2030년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 규제의 의미는 단순히 폐기물을 줄이라는 데 있지 않습니다. 기업이 반품되거나 팔리지 않은 상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다시 판매하거나 수리·재사용할 수 있는 경로를 갖추라는 요구에 가깝습니다.


온라인 반품은 이미 큰 재고 문제입니다

유럽에서 온라인으로 판매된 의류의 평균 반품률은 약 20%로 추정됩니다. 유럽환경청은 온라인으로 반품된 의류 가운데 평균적으로 약 3분의 1이 폐기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품 과정이 여러 장소에 나뉘고 검수에 시간이 걸리면, 정상 상품도 재판매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특히 유행과 시즌 변화가 빠른 패션 상품은 검수와 재입고가 늦어질수록 정상가 판매가 어려워지고 할인이나 재고 처분으로 밀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따라서 앞으로 반품 운영의 핵심은 환불 속도가 아니라 돌아온 상품을 얼마나 빨리 다시 가치 있는 재고로 바꾸느냐입니다.


첫 번째 준비는 상품 상태를 데이터로 남기는 것입니다

반품 상품을 폐기할 수 없다면 먼저 상태를 정확하게 판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정상’과 ‘불량’으로 나누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업은 최소한 다음 정보를 관리해야 합니다.

  • 반품된 이유
  • 오염·파손·사용 여부
  • 정상가 재판매 가능 여부
  • 수선이나 재포장 가능 여부
  • 할인 판매·기부·재사용 가능 여부
  • 최종 처리 경로와 비용

같은 반품 상품이라도 상태에 따라 정상 재입고, 아웃렛 판매, 수선, 기부, 재사용 등으로 경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판정 기준이 없으면 검수 담당자마다 결과가 달라지고, 판매 가능한 상품도 장기간 검수 대기 상태로 남게 됩니다.


두 번째 준비는 폐기를 대체할 판매 경로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폐기의 대안으로 재판매, 재제조, 기부, 재사용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정상 판매 채널만 운영해서는 부족합니다. 정상가로 다시 판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보낼 수 있는 아웃렛, 리커머스, 리퍼비시, 기부 채널을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단순히 재활용 업체로 보내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환경청은 상품이 원래 용도로 사용되기 전에 해체되거나 분쇄되는 재활용도 ‘상품 파괴’에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즉, 중요한 것은 폐기 방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가능한 한 제품 상태로 다시 사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세 번째 준비는 반품 처리 시간을 줄이는 것입니다

반품 상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집니다. 회수 후 검수까지 며칠이 걸리는지, 검수 후 재입고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다른 판매 채널로 전환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관리해야 합니다. 유럽환경청은 반품 처리 과정이 여러 장소에 걸쳐 수주 동안 이어질 수 있으며, 이 복잡성이 특히 시즌성 상품의 재판매 가능성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출고 속도뿐 아니라 다음 지표도 중요해집니다.

반품 회수부터 재판매 가능 판정까지 걸리는 시간

이 시간이 짧아져야 반품 상품이 비용으로 남지 않고 다시 매출로 연결됩니다.


네 번째 준비는 처리 기록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EU 규정은 기업이 폐기한 미판매 소비재의 수량과 처리 사유 등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표준화된 공개 형식은 2027년 2월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업은 앞으로 상품이 왜 폐기됐는지, 어떤 예외 사유가 적용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품 수량만 집계할 것이 아니라 상품 상태, 판정 결과, 이동 경로, 최종 처리 방식까지 연결된 이력이 필요합니다. 국내 브랜드라도 EU에 상품을 판매한다면 현지 법인이나 수입·유통 파트너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EU 규정의 공급망 영향을 고려한 해석이며, 실제 적용 범위는 개별 판매 구조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결국 반품 운영은 규제 대응이자 수익성 관리입니다

반품 상품을 폐기할 수 없다면 기업은 더 이상 반품을 창고 뒤편의 처리 업무로 볼 수 없습니다. 돌아온 상품을 빠르게 검수하고, 남은 가치를 판정하고, 적절한 재판매 경로로 보내며, 그 과정을 데이터로 증명해야 합니다. 이 구조가 없으면 재고는 쌓이고 처리 비용은 커집니다. 반대로 상태 판정과 재 판매 경로가 연결되면  반품 상품은 폐기 대상이 아니라 다시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 재고가 됩니다. 앞으로 반품 경쟁력은 얼마나 쉽게 환불해 주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돌아온 상품을 폐기하지 않고 얼마나 빠르게 다시 가치로 바꿀 수 있느냐가 기업의 규제 대응과 수익성을 함께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참고자료

https://environment.ec.europa.eu/news/new-eu-rules-stop-destruction-unsold-clothes-and-shoes-2026-02-09_en

https://www.eea.europa.eu/en/analysis/publications/the-destruction-of-returned-and-unsold-textiles-in-europes-circular-economy

https://environment.ec.europa.eu/news/new-eu-rules-stop-destruction-unsold-clothes-and-shoes-2026-02-09_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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