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량을 아직도 사람이 직접 계산해야 할까

재고관리에서 가장 어려운 숫자 중 하나가 있습니다

“다음번에 몇 개를 주문해야 하는가?” 너무 많이 주문하면 재고가 남습니다. 너무 적게 주문하면 품절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에서 담당자는 과거 판매량과 현재 재고, 프로모션, 계절성 등을 확인하며 발주량을 결정합니다.

문제는 SKU가 많아질수록 이 계산이 복잡해진다는 것입니다.

국내 기업은 이 계산을 AI에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9월 28일 보도된 국내 AI 기업 임팩티브AI 사례가 흥미롭습니다. 임팩티브AI의 “딥플로우”는 제품 수요와 원자재 가격 등을 예측해 기업의 생산·재고·구매 판단을 지원합니다. 회사에 따르면 224개의 예측 모델 가운데 기업과 품목 데이터에 적합한 모델을 활용하고, 고객사 데이터에 외부 환경 데이터까지 결합합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부분은 예측 정확도 자체가 아닙니다. 예측 결과가 실제 발주 업무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발주량 계산 시간이 5분의 1로 줄었습니다

임팩티브AI가 공개한 제조기업 사례에서는 제품 발주량을 산정하는 시간이 기존의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담당자가 데이터를 모으고, 판매량을 확인하고, 재고를 확인한 뒤, 경험을 더해 발주량을 결정했다면, 이제 시스템이 품목별 수요를 예측하고 재고 부족이나 과잉 가능성을 먼저 보여주는 것입니다.

담당자의 역할도 달라집니다. 숫자를 만드는 사람에서 숫자를 검토하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이동합니다.

재고 문제도 함께 줄어들 수 있습니다

9월 28일 인터뷰에서 임팩티브AI는 한 고객사가 딥플로우 도입 이후 재고 부족 약 35%, 과잉재고 약 32% 감소 효과를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업무시간도 약 85% 단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는 특정 고객사의 도입 성과이므로 모든 기업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구조입니다. 수요예측이 좋아지면 발주량을 조정할 수 있고, 발주가 달라지면 결국 창고에 들어오는 재고량도 달라집니다.

ERP에 데이터가 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기업은 이미 ERP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판매량도 있고, 현재 재고도 있고, 과거 발주 기록도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있다는 것과 적정 발주량을 결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임팩티브AI는 ERP 등에 축적된 내부 데이터에 다양한 외부 데이터를 결합해 수요를 예측하고, 품목별 과잉·부족 가능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운영합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스템만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다음 행동으로 바꾸는 시스템입니다.

모든 SKU를 사람이 똑같이 관리할 필요도 없습니다

SKU가 100개라면 사람이 하나씩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SKU가 수천 개, 수만 개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모든 상품을 같은 수준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시스템이 먼저 “이 상품은 곧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이 상품은 과잉재고가 예상된다.” 처럼 예외적인 SKU를 찾아준다면 담당자는 문제가 있는 상품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재고관리 업무가 전체 상품 확인 → 예외 상품 관리로 바뀌는 것입니다.

결국 자동화해야 할 것은 창고만이 아닙니다

물류 자동화라고 하면 흔히 로봇과 컨베이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상품이 창고에 들어오기 전에도 수많은 반복 업무가 존재합니다. 수요예측, 발주량 계산, 재고 부족 확인, 과잉재고 확인, 생산계획 조정이 대표적입니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이 내려지면 아무리 자동화된 창고라도 불필요한 재고를 보관하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재고 자동화는 단순히 “상품을 어떻게 자동으로 움직일 것인가?” 뿐 아니라 “얼마나 주문할지를 어떻게 자동으로 결정할 것인가?” 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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