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조사에 14일이 걸린다면, 문제는 사람이 느린 걸까

창고에는 ‘멈춰야 알 수 있는 재고’가 있습니다

창고에 상품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일. 겉으로 보면 단순합니다. 상품을 세고 시스템에 기록된 숫자와 비교하면 됩니다. 하지만 수천 개의 박스와 팔레트가 움직이는 대형 물류센터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직원이 상품을 하나씩 확인해야 하고, 그동안 입출고가 계속되면 숫자가 다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재고조사를 위해 일부 작업을 중단하거나 많은 인력을 투입하기도 합니다.최근 브라질의 한 물류기업은 이 시간을 크게 줄였습니다.

최대 14일 걸리던 재고조사가 약 30분으로 줄었습니다.

브라질 Asia Shipping의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브라질 물류기업 Grupo Asia Shipping은 자회사 Hórus Logística가 개발한 물류 플랫폼을 창고 운영에 적용했습니다.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가 RFID입니다. 기존 바코드는 일반적으로 상품을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반면 RFID는 여러 태그를 동시에 읽을 수 있습니다.  팔레트 위에 상품이 여러 개 있어도 일일이 박스를 꺼내 바코드를 스캔할 필요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회사가 공개한 결과는 상당히 큽니다. 기존 7~14일 걸리던 재고조사는 약 30분까지 단축됐습니다.

출고 전 검수도 2시간에서 몇 분으로 줄었습니다

변화는 재고조사에만 나타난 것이 아닙니다. 트럭에 상품을 싣기 전에는 실제 준비된 상품과 주문 정보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잘못된 상품이 실리거나 수량이 다르면 배송 이후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이 과정에 평균 약 2시간이 필요했습니다. RFID를 적용한 뒤에는 약 5~10분으로 줄었습니다. 여러 상품을 동시에 읽고 시스템의 주문 정보와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차이가 발견되면 차량이 출발하기 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트럭이 창고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줄었습니다

물류센터의 비용은 창고 내부에서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싣기 위해 트럭이 도착했는데 검수가 끝나지 않았다면 차량은 기다려야 합니다. Asia Shipping 사례에서는 트럭이 도크에 머무르는 시간이 기존 약 5시간에서 30~40분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보고됐습니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재고조사나 검수 속도가 느리면 그 작업 하나만 늦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피킹 → 검수 → 상차 → 차량 출발 → 배송 전체 과정이 함께 늦어집니다. 창고 안의 작은 지연이 결국 배송시간까지 연결되는 것입니다.

핵심은 RFID 자체보다 ‘데이터가 바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RFID 태그를 붙였다고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시스템은 RFID뿐 아니라 WMS, 주문 정보, 재고 이동, 팔레트 구성, 차량 입출고 등의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결합니다. 고객 역시 자신의 재고와 주문 진행 상황, 운영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órus는 자사 시스템이 이동 중인 상품을 RFID로 추적하고 WMS의 재고정보와 연결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중요한 것은 상품을 읽는 기술 + 읽은 데이터를 즉시 운영에 반영하는 시스템 입니다.

재고 정확도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닙니다

시스템에는 상품이 100개 있다고 표시됩니다. 하지만 실제 창고에는 96개밖에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스템은 판매 가능한 상품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문은 들어옵니다. 직원은 상품을 찾습니다. 그런데 상품이 없습니다. 결국 품절 처리나 주문 취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재고 정확도는 단순히 창고 관리팀의 KPI가 아닙니다. 판매 가능 여부와 고객 경험까지 연결되는 데이터입니다.

‘재고조사’의 개념 자체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전통적인 재고조사는 특정 시점에 창고의 상품을 다시 세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상품 이동을 지속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입고되고, 이동하고,피킹되고,출고되는 순간의 데이터가 계속 기록됩니다. 그러면 재고조사는“가끔 전체 상품을 다시 세는 작업” 에서 “재고 상태를 계속 확인하는 과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Hórus 역시 RFID를 활용한 지속적인 재고 가시성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람을 더 투입하는 것과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은 다릅니다

물류량이 증가하면 가장 쉬운 대응은 사람을 더 투입하는 것입니다. 검수가 오래 걸리면 검수 인력을 늘리고, 재고조사가 오래 걸리면 조사 인력을 늘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량이 계속 증가하면 필요한 인력도 계속 증가합니다. Asia Shipping은 이번 시스템 도입 후 전체 창고·유통 운영 생산성이 80%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존에 최대 4명이 필요했던 일부 업무량을 한 명이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사람이 더 빨리 움직이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하나씩 확인해야 했던 작업 자체를 줄인 것입니다.

물류 자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수 있습니다

자동화라고 하면 흔히 로봇부터 생각합니다. 로봇 팔이 박스를 옮기고,AMR이 창고를 돌아다니고,자동 컨베이어가 상품을 이동시키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물류센터에는 물건을 옮기는 것만큼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작업이 있습니다.

찾고, 세고, 확인하고, 기록하는 일입니다. 이런 작업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물류의 속도를 결정합니다.

14일이 30분이 된 이유는 ‘더 빨리 세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이번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재고조사 속도 자체가 아닙니다. 기존 방식과 똑같이 상품을 하나씩 세면서 속도만 높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확인하는 방법 자체를 바꿨습니다.그래서 물류 효율화를 볼 때 필요한 질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직원이 얼마나 빨리 일하고 있는가?” 보다 먼저,“이 작업을 정말 지금 방식으로 해야 하는가?” 를 물어야 합니다.

최대 14일이 걸리던 일이 약 30분으로 줄어든 것은 단순한 속도 개선이 아닙니다. 프로세스 자체를 다시 설계했을 때 얼마나 큰 차이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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