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바로 보내던 이커머스가 미국에 거대한 창고를 만드는 이유

빠른 배송의 시작은 배송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온라인 주문을 빨리 배송하려면 택배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품이 지구 반대편에 있다면 마지막 배송을 아무리 개선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은 다른 방법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상품 자체를 고객 가까이에 미리 가져다 놓는 것입니다.

최근 SHEIN의 미국 물류 확대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SHEIN이 미국에 73만7천 제곱피트 센터를 추가했습니다

SHEIN은 9월 10일 미국 인디애나주 레바논에 새로운 자동화 풀필먼트센터를 공개했습니다. 규모는 약 73만7천 제곱피트입니다. 새 센터까지 포함하면 SHEIN이 인디애나에서 운영하는 물류 공간은 250만 제곱피트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SHEIN은 이미 2022년부터 인근 Whitestown을 미국 중서부의 주요 물류 거점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온라인 기업이지만 미국 안에 상당한 규모의 물리적 재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유는 ‘배송 거리’를 줄이는 데 있습니다

과거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기본 구조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해외 생산 → 해외 창고 → 미국 소비자 주문이 발생한 뒤 국경을 넘어 상품을 보내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상품을 미국 창고에 미리 배치하면 구조가 달라집니다.

해외 생산 → 미국 창고 → 미국 소비자 고객이 주문했을 때 상품은 이미 같은 국가 안에 있습니다. 배송 속도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상품과 고객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인 셈입니다.


대신 새로운 문제가 생깁니다

재고를 고객 가까이에 가져다 놓으면 배송은 빨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위험도 커집니다.  어떤 상품이 팔릴지 예상해 미리 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측이 맞으면 빠르게 배송할 수 있지만, 틀리면 미국 창고에 판매되지 않는 재고가 남습니다.

특히 상품 변화가 빠른 패션에서는 몇 달 뒤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배송은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니라 재고 예측의 문제가 됩니다.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보다 ‘어디에 가지고 있는가’

같은 10만 개의 재고라도 위치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요가 발생하는 지역 가까이에 있다면 바로 판매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창고에 있다면 운송 시간과 비용이 추가됩니다.

그래서 글로벌 재고 관리에서는 전체 수량만큼 어떤 상품을 어느 지역에 얼마나 배치할 것인가 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재고 관리가 수량 관리에서 위치 관리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자동화도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SHEIN의 새 센터에는 상품을 작업자에게 직접 가져오는 Goods-to-Person 방식의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사람이 창고를 돌아다니며 상품을 찾는 대신 시스템이 상품을 작업 위치로 이동시키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자동화보다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상품을 그 창고에 넣을 것인가입니다. 잘못된 상품을 대량으로 가져다 놓으면 창고가 아무리 자동화돼 있어도 재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결국 빠른 배송은 재고 배치 경쟁입니다

SHEIN의 최근 미국 물류 확대는 이커머스의 배송 경쟁이 어디까지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배송회사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상품을 미리 소비자 가까이에 배치하고, 수요를 예측하고, 필요한 지역으로 재고를 이동시키는 능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질문도 달라집니다. “얼마나 빨리 배송할 수 있는가?” 이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고객이 주문하는 순간, 상품은 어디에 있는가?” 빠른 배송 경쟁은 결국 재고를 고객에게 얼마나 가까이 가져다 놓을 수 있는가의 경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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