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물류센터를 만들었다면 직접 운영해야 할까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는 것과 잘 운영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기업이 대규모 물류센터를 만들었습니다. 창고에는 자동화 설비가 들어가 있고, 상품을 보관하고 꺼내는 과정도 상당 부분 자동화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물류 효율은 자연스럽게 높아질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동화 설비가 있어도 주문량 변화에 따라 인력을 배치하고, 재고를 적절한 센터에 배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주문을 동시에 처리하고, 운송 네트워크까지 연결해야 합니다.

최근 PUMA의 선택이 흥미로운 이유입니다.PUMA는 새로운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이미 가지고 있는 미국 자동화 물류센터의 운영을 Maersk에 맡기기 시작했습니다.

3개 물류센터, 약 214,000㎡ 규모입니다

Maersk는 9월 24일 PUMA의 북미 유통 네트워크 운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상은 미국 캘리포니아 Torrance, 애리조나 Phoenix, 인디애나 Whitestown 세 곳입니다. 세 시설의 전체 규모는 약 230만 제곱피트, 약 21만4,000㎡에 달합니다.

이곳에서는 PUMA 매장뿐 아니라 도매 고객과 온라인 주문까지 처리합니다. 즉 하나의 물류 네트워크가 여러 판매채널을 동시에 지원합니다.

중요한 것은 새 창고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번 사례는 흔히 보는 물류센터 신축 발표와 다릅니다. 건물이 새로 생긴 것도 아니고, 자동화 기술을 처음 설치한 것도 아닙니다. 세 물류센터에는 이미 AutoStore 자동화 시스템이 설치돼 있습니다. 상품은 고밀도 Grid에 보관되고 로봇이 필요한 상품을 찾아 작업자에게 가져오는 구조입니다.

PUMA는 이미 물류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번에 바뀐 것은 시설이 아니라 운영 주체입니다.

자동화 설비가 있다고 운영이 자동으로 최적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AutoStore 같은 시스템은 작업자의 이동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직원이 수많은 선반 사이를 걸어 다니며 상품을 찾는 대신 로봇이 상품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물류센터 전체 운영에는 훨씬 많은 결정이 필요합니다. 오늘 몇 명을 배치할 것인지,어떤 주문을 먼저 처리할 것인지, 어느 센터에 어떤 재고를 둘 것인지, 온라인 주문과 매장 주문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센터에서 출고된 상품을 어떤 운송망으로 연결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자동화는 작업을 줄여주지만 운영 판단까지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PUMA가 원하는 것은 기존 투자에서 더 많은 가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협력에서 Maersk가 강조한 표현이 있습니다.기업들이 이미 투자한 물류 인프라에서 더 많은 가치를 얻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자동화 장비를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시설의 생산성과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PUMA 역시 자동화 시설과 Maersk의 운영 전문성, 기술, 운송 네트워크를 결합해 미국 유통망의 효율성과 대응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물류 투자의 질문이 “무엇을 새로 설치할 것인가?”에서 “이미 설치한 것을 얼마나 잘 사용할 것인가?” 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물류센터와 운송망이 하나로 연결됩니다

Maersk는 단순한 창고 운영업체가 아닙니다. PUMA와의 기존 협력에는 해상운송, 항공운송,통관, 내륙운송, 창고 및 풀필먼트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물류센터 운영까지 연결됩니다. 상품이 해외에서 미국으로 들어오고, 통관되고, 물류센터에 보관되고, 주문에 따라 출고되고, 매장이나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하나의 운영 네트워크 안에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개별 단계의 속도보다 단계 사이의 연결입니다.

하나의 재고가 세 가지 주문을 처리합니다

PUMA의 세 물류센터는 특정 판매채널만을 위한 시설이 아닙니다.도매 고객, PUMA 매장 ,온라인 고객의 주문을 함께 지원합니다. 이런 옴니채널 물류에서는 재고 운영이 더 복잡해집니다.

같은 운동화 한 켤레를 두고온라인 주문이 먼저 가져갈 것인지, 매장 보충에 사용할 것인지, 도매 주문에 배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채널별로 재고를 완전히 분리하면 운영은 단순해질 수 있지만 전체 재고량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재고를 공유하면 효율은 높아질 수 있지만 훨씬 정확한 데이터와 운영 능력이 필요합니다.

더 흥미로운 변화는 2027년에 시작됩니다

캘리포니아 Torrance 센터는 약 67만2,000제곱피트 규모입니다. Maersk는 2027년부터 이 시설의 남는 처리능력을 다른 브랜드에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PUMA를 위해 구축된 물류 인프라의 일부가 멀티클라이언트 풀필먼트 시설로 바뀌는 것입니다. 해당 시설은 연간 약 2,000만 개 상품 처리 능력을 갖출 예정이라고 Maersk는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물류센터의 경제성을 생각할 때 중요합니다.

자동화 설비도 사용하지 않으면 고정비가 됩니다

대규모 자동화센터에는 상당한 초기 투자가 들어갑니다. 하지만 주문량은 항상 일정하지 않습니다. 성수기에는 처리능력이 부족하고,비수기에는 설비가 남을 수 있습니다. 자동화 설비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용되지 않는 시간에는 매출을 만들지 못합니다.

따라서 물류센터의 경쟁력은 최대 처리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처리능력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도 중요합니다. PUMA 시설의 남는 용량을 다른 고객에게 제공하려는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가 ‘기업 전용 자산’에서 공유 인프라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브랜드의 물류센터는 그 브랜드만 사용하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동화 시설의 처리능력을 여러 기업이 공유할 수 있다면 경제성이 달라집니다. 한 기업의 주문량이 감소하는 시간에 다른 기업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창고 공간뿐 아니라 로봇, 작업자, WMS,운송 네트워크까지 공유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 투자의 비용을 하나의 브랜드가 전부 부담하는 구조에서 여러 고객이 함께 활용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는 것입니다.

물류 자동화의 다음 질문은 ‘몇 대 설치했는가’가 아닐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자동화 프로젝트를 설명할 때 로봇의 숫자나 처리속도를 강조합니다.하지만 실제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다른 숫자일 수 있습니다. 설비 가동률입니다. 100이라는 처리능력을 가진 센터가 평균 50만 사용한다면 나머지 50은 잠재적인 비용입니다. 반대로 여러 주문과 고객을 연결해 처리능력을 더 많이 활용한다면 같은 설비에서도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국 자동화 이후에도 운영이 남습니다

자동화는 물류 문제의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동화 설비를 구축한 다음 새로운 질문이 시작됩니다. 이 비싼 설비를 어떻게 최대한 활용할 것인가? PUMA와 Maersk의 이번 협력은 흥미로운 답 하나를 보여줍니다. 시설을 새로 만드는 대신, 이미 구축된 자동화센터의 운영을 전문 물류 네트워크와 연결하고, 남는 처리능력은 다른 기업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물류 자동화의 경쟁력은 결국 로봇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로봇과 창고를 얼마나 많이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느냐에서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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